본좌 논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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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중심의 e스포츠가 어느덧 정체 위기에 온 것 같았다. 과거에 비해 게임이 많아지면서(혹자는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양질의 게임보다는 일명 ‘양산형 게임’의 속출로 그 재미는 반감되고, 과거 개성이 넘쳤던 선수나 게임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래도 이 판이 끊임없이 생명력을 갖고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을 보면 분명 매력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생명력을 연장해주는 많은 요인 중 하나가 ‘본좌 논쟁’이다. 이 판의 팬들 중에는 의미없는 논쟁이고, 꼭 본좌를 정해야 하느냐가 반문할 진 몰라도 이 판의 생명력을 키우는 주요한 요소이기에 ‘본좌 논쟁’은 끊임 없이 일어나야 한다고 감히 주장한다.

 

이 글은 ‘본좌 논쟁’이 이 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왜 팬들은 본좌에 열호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시작함을 밝힌다.

 

 

 

1. 본좌의 정의

 

네이버 오픈사전에서 찾아보니 본좌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인터넷 상에서 쓰이는 말로,흔히 득행을 얻은 자가 자신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자신을 높여서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한다.”

 

무협지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고, 과거 ‘김본좌’에서 유래됐다는 말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서 확실히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은 바로 ‘당대 최고’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해당 분야에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최고’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좀 더 이 판에 맞게 설명된 정의가 위키백과사전에 나와 아래에 써 본다.

 

“본좌라는 단어는 한국 e-Sports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 가운데 특출난 재능을 보이며 각종 대회에서 수많은 경기를 통해 큰 업적을 이루어 e-Sports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선수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흔히 ''임이최마''라고 부르는 역대 최고의 프로게이머 4명을 묶어 본좌라고 부른다.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마재윤으로 이어지는 본좌라인은 현재 다섯번째 자리가 공석인 상태이며, 많은 이들이 새로운 본좌가 탄생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무엇이 됐든, ‘본좌=최고’라는 등식이 성립됨에 토를 달 사람은 없겠지만, 문제는 바로 저 등식에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선수를 최고의 선수라고 말은 해도 본좌라는 말은 쉽게 붙이지 않는데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럼 이 판에서 말하는 본좌란 무엇일까?

 

 

 

2. 임이최마

 

위에 말한 것처럼 위키백과에서 현재 이 판의 본좌를 말할 때 늘 쓰는 말이 ‘임이최마’라는 것이다. 선수의 성을 붙인 것으로 임은 임요환, 이는 이윤열, 최는 최연성, 마는 마재윤 선수를 칭하는 것이다. 이 네 선수를 우리는 이 판의 4대 본좌라고 칭한다. 당 시대를 주름잡았던 최고의 선수였던 이 네 명이 본좌라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들은 어떻게 본좌가 되었을까?

 

① 임요환

 

‘테란의 황제’란 애칭으로 수많은 명경기를 양산하고 지금도 그 영향력을 과시하는 선수다. 이 판의 아이콘으로 게임에 대해서 잘 몰라도 이 선수의 이름은 익히 들었을 정도로 이 선수는 최고 중의 최고다. 그가 당연히 본좌에 입성하게 된 것은 그의 경기력, 커리어(대회 우승 경험), 그리고 시대정신이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1.07패치 이전 테란은 암울 그 자체였고, 각종 대회에서 저그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팬들도 테란보다는 저그 혹은 프로토스를 택할 정도로 테란은 암흑 그 자체였다. 그런 환경에 별과 같은 선수가 나왔으니 그가 바로 임요환이다. 그는 그 당시 압도적인 컨트롤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저그전 실력을 보여준다. 그 시절 테란 유저 중 신경도 안 썼던 드랍쉽 활용은 그의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그의 빠른 손과 정교한 컨트롤은 저그를 압살했고, 1.07패치 이후 그는 이 판을 주름 잡는다. 바로,

 

“당대 최고의 실력으로 어느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또한 임요환은 어느 누구도 이길 것이라는, 그것도 압도적으로....”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② 이윤열

 

1.07패치는 테란 유저들에겐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었다. 타 종족에 비해 손도 많이 가고, 단점이 많았던 테란은 블리자드의 종족 벨런스를 맞추기 위해 시행한 패치 이후로 타 종족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는 꼴이 되어 버렸다. 임요환을 시작으로 테란 게이머는 증가했고, 각종 대회에서도 테란의 우승 횟수는 과거와 다르게 많아졌다.

 

임요환은 월등한 저그전에 비해 토스전의 심각성은 아마 이윤열의 본좌입성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 두 번의 OSL 결승전에서 만난 당대 최고의 토스 게이머 김동수와 박정석을 만나면서 그의 대토스전은 대저그전만 잘하는 바이오닉 컨트롤러라는 불명예를 씌우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나타난 선수가 이윤열이다. 임요환과 마찬가지로 테란 유저인 그는 ‘앞 마당 먹은 이윤열을 이길 선수는 아무도 없다’라고 할 정도로 그 역시도 당대 최강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는 선배 임요환이 못했던 것을 실현하기도 했다. 극강의 컨트롤로 인한 생산량 저하를 그는 월등한 손빠르기(피지컬한 부분)와 빠른 판단으로 컨트롤+생산량 극대를 몸소 실천한 첫 게이머가 된다. 특히 ‘토 나오는 물량’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의 생산량은 월등했다. 또한 ‘원팩 원스타’라는 빌드 최적화를 보임으로서 그에게도 역시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임요환의 벽을 넘고 싶어했고, 넘었지만 그 역시도 그를 넘으려는 자가 나타나면서 본좌왕관을 물려준다.

 

 

③ 최연성

 

테란의 득세는 생각보다 길었던 것 같다. 1.07패치는 그나마 연민의 정으로서 팬들은 받아들였지만 갈수록 테란의 득세는 남은 저그, 프로토스의 씨를 말리는 형국으로 내몬다. 특히 프로토스의 추락은 갈수록 심화됐지만, 사실 그 속을 보면 테란의 득세와 맞물린다.

 

세 종족간의 밸런싱은 정말 별 게 아니다. 종족 상성을 볼 때

 

‘테란>저그, 저그>프로토스, 프로토스>테란’

 

이 원칙은 일명 ‘가위바위보’ 원칙과 같은 것이었다. 아주 명확하게 밸런싱을 맞춘 것이고 그렇게 흘러가기를 바랬던 것이지만 저 법칙에서 상성을 극복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프로토스<테란’

 

지금이야 격세지감으로 느껴질 이야기지만 이윤열 본좌 시대의 마지막 시기에 이미 저 역상성은 이 판의 한 흐름이었고, 수 많은 토스 유저들을 광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과거 김동수와 박정석의 우승은 그 빛이 더욱 발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역상성을 더욱 고착화 시킨 것이 바로 3대 본좌인 최연성이다.

 

역시 테란 게이머로 그는 당대 최강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이윤열식 토나오는 물량을 선 보인다. 그는 임요환이나 이윤열 처럼 효율적인 컨트롤을 보여주진 못했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 처럼 그는 부족한 컨트롤을 물량으로 대체했고, 그 물량의 기초는 완벽한 수비력이었다.

 

스타를 조금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물량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는 자원을 많이 얻어야 함은 알 것이다. 문제는 토 나오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아끼고 그로인한 병력 생산의 차질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최연성은 그것을 수비력으로 극복했다. 상대 선수들은 그의 토나오는 물량을 못 만들게 하기 위해 초반, 중반까지 끊임 없이 몰아치지만 그는 말도 안되는 수비력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물량으로 경기를 마무리한다.

 

또한 그는 대 저그전 메카닉이라는 전략을 확고히 자리잡게 만든다. 당시 테란이 대저그전을 하면서 메카닉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가끔 날빌 개념으로 쓰는 게이머는 있어도 이를 체계화하고 누구든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최연성이다. 바로 시대정신을 엿 볼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④ 마재윤

 

테란의 득세는 ‘프징징’을 이끌었고, 저그 게이머의 우승자 출신은 요원해 보였다. 종족 상성상 저그는 토스를 잘 잡아주었고, 테란 역시 저그를 압살했지만 토스는 여전히 저그에겐 잡히고, 테란에겐 역상성의 희생자가 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연성의 독주는 같은 종족 게이머가 아닌 바로 저그 유저에게 발목을 잡히게 된다.

 

투신 박성준의 출현은 저그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게 만들 정도로 획기적이었다. (박성준이 본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선 나중에 알아본다) 끊임없는 초반 공격과 극강의 컨트롤은 그 당시 보기 힘들었던 저그 유저의 출현에 3대본좌 최연성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암시했다.

 

최연성 시대가 끝나면서 박성준, 박태민이라는 양박저그의 시대가 잠깐 출현은 했지만 역시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맵 문제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상향평준화 시대가 조금씩 도래했음을 느낄 수 있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다시 4대본좌(어쩌면 마지막 본좌가 될지도 모를)가 탄생하는데 바로 저그 게이머인 마재윤의 출현이다.

 

이 판의 본좌 논쟁을 일으킨 주요 원인이기도 한 마재윤의 출현은 많은 패러다임을 바꾸게 만든다. 가난한 저그, 극강의 컨트롤도 아닌 특별난 것이 없음에도 그는 MSL 3회 우승과 OSL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4대 본좌에 오르게 된다. 그 역시도 당대 최강의 실력을 발휘하며 어느 누구도 이길 수 없는 포스를 보였고, ‘3해처리 운영’이라시정신을 엿보였다.

 

또한 저그 압살 맵이란 곳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이끈 저그 게이머이기도 했다. 이 점은 향후 본좌 논쟁에 주요한 대목이기도 한데, 그 전 본좌에게는 불리한 맵에서 극복하고 승리하는 예가 적었다. 그러나 마재윤 시대에서는 저그 압살맵이 넘쳐났고, 다른 저그 게이머는 죽어 나가는 판에 마재윤은 홀로 그것을 극복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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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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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dfdf 2009/02/19 22:00 수정/삭제

    잘봤어용 ㄷㄷ
    본좌들의 특성을 잘설명해주신듯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5대본좌는
    반드시 출현할꺼라고 생각하지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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