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남 감독 사퇴…1세대 감독과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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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발굴의 귀재였던 조규남 감독. 이제 그도 이 판을 떠나게 됐다.<출처 : Osen>
국내 e스포츠에 명장으로 기억할 만한 감독들이 꽤 있다. 지금이야 모기업이 팀을 창단하면서 헝그리한 환경을 개선시켜줬지만, 초창기 e스포츠 판은 정말 암울 그 자체였다. 몇몇 지금의 감독들이 어린 선수들을 자비를 털어 먹여주고, 재워주며 게임 대회에 참여해 그 상금으로 선수 생명을 연장시키면서 지금의 이 판을 만든 원형이 된 것이다.
아마도 10년 전 정도의 일이었지만, 지금 보면 이 판은 그당시 배고팠던 시절을 기억할 만한 부분은 거의 사라졌다. 그렇게 어렵게 이 판을 만든 주역들이 바로 현재 1세대 감독들이다. 남아있는 감독은 STX의 김은동, 웅진스타즈의 이재균 감독, 그리고 위에이드폭스의 김양중 감독, 마지막으로 자진 사퇴한 CJ의 조규남 감독이다.
조 감독은 스스로 감독직을 내놓았는데, 많은 팬들은 그의 사퇴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자리를 더 지켜주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미 결심한 것처럼 서스름 없이 자리를 내 놓고, 이 판에 어떠한 형태로 복귀할 지, 아니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지 지켜볼 일이다.
조 감독의 사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올 들어 이 판의 마가 제대로 꼈는데, 가장 큰 마였던 바로 승부조작 사태였고, 이 사태 때문에 하이트 스파키즈 감독 또한 자리를 내놓고 말았다. (이 감독도 1세대 감독이다) 조 감독의 사퇴는 승부조작 사태가 터지고 어느 정도 예감은 했었다. 프런트의 압박이 있었든, 아니면 스스로 선수들의 믿음에 대한 자괴감이 생겼던, 어떤 형태가 됐든 그는 감독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승부조작 사태가 시즌이 한 참 진행중이었던 관계로 조금 더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그런 불행스러운 일에 덧붙여 CJ는 프로리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팀의 간판 선수들이 개인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결국 이 타이밍에 그는 감독직을 내 놓은 것이다.
조 감독은 이 판의 여러 감독 중 최고라고 칭해도 태클 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장이었다. GO라는 팀을 시작으로 그는 수많은 스타를 발굴했고, 신인 선수 발굴의 귀재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그가 만들어낸 여러 게이머들은 직간접적으로 지금도 이 판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가장 철웅성 같던 조 감독의 위치는 이제 없어진 것이다. 그럼 이번 조 감독의 자진 사퇴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조 감독은 수많은 프로게이머를 발굴하고, 스타로 만들었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이제 이 판의 감독 중 1세대 출신은 세 사람뿐이다. 김은동, 이제균, 김양중. (김가을 감독을 1세대 출신으로 치부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 빼기로 했다)
1세대 감독은 이 판을 만들어 낸 1등 공신 중의 하나다. 게임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 남았고,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갖는데 큰 역할을 한 존재다. 그러나 이런 수식어들이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을 지킬만한 울타리가 되지 못할 것 같다.
지금 프로게임단은 기업들이 돈을 대가며 만든 팀이다. 다시 말해 프런트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프런트의 영향력에 당연히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프로’ 라는 것은 굉장히 달콤한 독과 같은 것이다. 과거 배고팠던 시절을 잊게 해준 달콤함이 이제는 시퍼런 칼날이 생기면서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환경이 도래된 것이다.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바로 성적.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현재 이 판에 적용된 이 논리가 너무나 지나쳐 보이면서 팬들은 과거의 정 때문에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프런트는 성적 이외에는 감독이나 선수를 평가할 지표가 없다. 아무리 사람 됨됨이가 훌륭하고, 팀에 헌신하면서 좋은 환경을 만든다 하더라도, 결과가 나쁘다면 아무런 필요 없는 존재일 뿐이다.
이 판을 위해 고생하고, 선수들에게 형, 삼촌과 같은 존재로 어린 프로게이머들을 아우른다고 해서 그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아무런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간단한 논리로 봤을 때 프런트의 입장은 단호할 수 밖에 없다. 한 팀에서 레전드와 같은 선수, 또는 대감독이 있다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그들을 팀에 놔둘 필요성이 없다. 이적 내지 은퇴로 압박한 결과들을 우리는 수차례 봐왔다. (감독 보다는 선수들이 이에 대한 해당 사항이 많다)
조 감독의 퇴장은 과거의 고생에 대한 회답이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적절한 성적을 낸다면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다. 그 적절한 성적이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이제는 팀별 체질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사실 이런 모습에 너무 취약해 보인다. 선수, 감독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지만, 프런트는 이런 이런 인간미 넘치는 정에 호응할 여지가 없을 뿐이다. 스타1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도 남아 있는 가운데, 성적은 최소한일 수 밖에 없다. 거기에 팀의 이미지에 막대한 저하를 일으키는 요소가 생긴다면 단호한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게 프런트의 입장이기도 하다.
| p.s.
스포츠라는 것을 볼 때 팬의 입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지켜봐야 할 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가령, 이런 것입니다.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인 경우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있고, 그 팀에는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있을 겁니다. 이미 레전드의 반열에 오른 이 선수가 과거 팀을 명문으로 만들고, 온갖 영화를 누리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실력은 사라진 지 오래고, 오히려 팀 내 체질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대우 해 주면서, 저 선배는 아무리 레전드급이라고 해도 저렇게 해 주네? 그리고 자신의 기록을 위해서만 열심히 하는 것 같고, 후배들에게 뭐 특별한 이야기도 안 해주고. 저 선배 언제 은퇴하냐?”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매몰차게 은퇴 내지 압박을 가하면서까지 팀내 체질개선이라는 명분으로 몰아 붙인다면 팬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결과가 좋게 나오면 다행인거고, 좋지 못하다면 온갖 비난을 받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팬의 시각은 다소 혼란스럽습니다.
“정말 저 선수가 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쳐서 내치는거야? 아니면 감독(프런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체질 개선 핑계로 저러는 거야?”
이건 정말 아무도 모를 겁니다. 당사자만이 아는 이야기겠지만, 팬이 보는 시각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결국 위의 혼란스러움을 잠재울 수 있는 건 결과 뿐입니다. 결과가 좋다면 정말 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할 테고, 결과가 나쁘면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감독 내지 프런트의 입장을 이해하십니까? |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조규남 감독이 사퇴하다니...
이스포츠에 별이 하나 지는군요 ㅠ,ㅡ
마재윤 때문이 아니라곤 했지만 마재윤이 원망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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