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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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조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선장은 결코 회의를 열지 않는다. 저그 군단의 선장 이제동은 ‘실천’으로 <신추풍령>을 넘어섰다.


임요환, 강민, 마재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는 ‘황제’ 임요환이다.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고스란히 e스포츠 발전에 녹아내렸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는 ‘천재’ 이윤열이다. 스타리그의 골든마우스와 MSL의 황금뱃지를 함께 차지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이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상대 선수를 공포에 떨게 했던 선수는 ‘괴물’ 최연성이다. 그의 병력이 진출하는 순간은 곧 경기 종료시간이 임박했음을 의미했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시청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선수는 ‘마에스트로’ 마재윤이다. 그는 상대 선수, 맵메이커, 시청자 모두를 상대로 싸웠고 끝내 승리했다.

e스포츠 운영의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된 요즘, 나는 ‘프로게이머란 입스타와 손스타 사이에 숙명적인 거리를 갖고 사는 누군가’라는, ‘프로게이머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삶이란 그 숙명적인 거리를 어떻게든 줄이려고 노력 혹은 발악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날을 곱씹어 봤을 때, 역대 본좌 중 각 종족의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로 테란의 임요환, 저그의 마재윤을, 주저하지 않고 꼽겠다. 아직 프로토스 본좌는 등장하기 전이니 너그럽게 시야를 넓혀본다면 프로토스의 강민을 보태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임요환은 대표적인 저축형 테란이었고, 강민의 APM은 동시대의 프로게이머들에 비해 뒤쳐졌으며, 마재윤의 뮤탈리스크 컨트롤이 최고였다고 말하기에는 수줍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부족한 ‘피지컬’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를 뛰어넘는 ‘로지컬’로 무장했으며, 그 중 몇몇은 후배들에게 깊은 귀감이 되어 현재의 전략/전술의 토대가 되었다.


네버다이, 제동

단지 상상속의 어떤 것들이 일순간 강한 현실성을 띤 채 모습을 나타내면, 그 비일상적인 환각은 더할 나위 없는 공포감을 안겨준다. 테란이 다른 종족과 차별되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전술의 실패가 승부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임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다크스웜이 펼쳐지고 동시에 인스네어가 떨어지는 순간, 정명훈의 머리는 동작을 멈추었고 승부는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제동의 ‘피지컬’과 ‘로지컬’의 절묘한 합주가 정명훈을 공포로 몰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본좌 후보에서 한 발 물러나있는 저그 플레이어’라는 기존의 생각과 ‘이제동이야 말로 스타크래프트의 세기말을 책임질 북극성’이라는 뜨끔함이 정면충돌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퀸즈네스트가 하이브로 가기 위한 필요조건이기에 그 건설 부담이 적다는데 동의 한다면, 여태껏, 인스네어가 개발(미네랄100/가스100)된 퀸 한 기(미네랄100/가스100)가 동일 타이밍의 러커 두 기(미네랄250/가스250)보다 더 효율적인 전투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단지 입스타일 뿐”이라며 묵살되어왔던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이 어려우니까 우리가 감히 손을 못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과감히 손을 대지 않으니까 일이 어려워지는 것이다(물론 내일부터 당장 모든 저그 플레이어들이 퀸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 리는 없지만, 지금은 필수요소가 된 디파일러처럼 언젠가 대중적인 유닛으로 활약할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 정도는 허락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이제동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몇 가지 격언들을 상기시켜주었다.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믿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 “창조적인 예술가는 그 전의 작품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어쩌구 저쩌구 ...

우리는 ‘하루’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기억한다. 이제동의 위대한 발견과 실험의 순간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는 모든 저그 플레이어들의 거대한 연대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한줄요약.
오늘의 감동을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하는 어휘력의 한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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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ent의 B급칼럼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RSF 2009/01/02 14:09 수정/삭제

    이제동네는 어제 보니 그래도 본선에 오르는 군요. 바둑의 양이 시대와 함께 다시 양이(兩李)의 시대가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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